올해 한반도 전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문에 아직도 공공장소에서 기침을 하는 사람들에게 경계의 눈초리가 따갑다.
하지만 메르스와 상관없이 여름철 에어컨 등의 냉방기 사용이 많아지면서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는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감기나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헛기침이나 기침반사,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과 함께 입에서 냄새까지 나타난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바로 후비루증후군과 매핵기다.
호흡기질환 치료로 알려진 혜은당클린한의원 김대복 원장은 “정상적인 사람의 코와 목에는 끊임없이 점액이 나와 점막을 깨끗하게 만들고 세균번식을 억제한다”며 “하지만 ‘후비루 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이 점액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목뒤로 끊임없이 넘어가고 동시에 기관지가 자극을 받아 지속적인 기침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후비루증후군’이 생기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과 축농증이다. 이들 질환으로 인해 콧물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서 콧물이 목구멍으로 내려가 후비루를 유발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콧물을 훌쩍이며 마시는 습관, 역류성 식도염, 수술 등으로 인한 코 구조상의 변화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헛기침이나 기침반사, 지속적으로 가래를 뱉어내는 증상 등이 있다. 코와 목에서 나오는 점액이 끈적거리고 진해지면서 인두에 고이기 때문이다. 이때 무언가 목뒤로 넘어가거나 목에서 가래가 걸려 간지럽고 불쾌한 느낌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목 뒤로 넘어가는 노폐물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는 질소화합물이 분비돼 심한 구취가 유발된다.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을 유발하는 ‘매핵기’ 역시 구취를 유발한다. 매핵기는 매실의 씨앗이 목구멍에 걸린 것 같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한의학에서 목에 이물감이 있고 답답한 등의 불편한 병증을 나타내는 말이다.
가래, 솜덩어리, 혹은 매실씨앗 같은 것들이 목에 걸려 있는 느낌이 들고 뱉거나 삼키려 해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답답하고 고통스러움을 초래한다. 심한 경우 음식물을 섭취하기가 곤란할 뿐 아니라 두통ㆍ불면ㆍ불안 등의 정신적인 병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주변의 가까운 사람이 큰 사고를 당한다거나, 흥분·긴장 등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산 역류로 인한 인후두 염증 또는 식도 근위부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압력 증가 등으로도 생길 수 있다.
김대복 원장은 “여름철은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실내외 온도차, 세균과 진드기, 곰팡이 등에 쉽게 노출돼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이 쉽게 악화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후비루증후군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매핵기의 경우 실제로 목안에 매실이 걸려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역류성식도염으로 오인하기 쉽다”며 “그러나 방치될 경우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쉬어지지 않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가급적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후비루는 증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만성기침뿐 아니라 기침과 가래, 역한구취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가급적 증상 초기에 치료해야 하며, 선행질환 여부를 파악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매핵기는 울체된 기를 소통시켜주는 ‘이기제’와 담을 제거시켜주는 ‘거담제’ 한약을 사용해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울체된 담을 풀어야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여름철의 경우 습한 날씨로 인해 진드기와 곰팡이 세균도 쉽게 번식하기 때문에 집안청소와 세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환기를 자주해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정도로 유지하며, 여름이라고 너무 찬 음식만 먹는 것도 피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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